누군가와 싸울 정도의 열정이 있다는 거 말야... 순수하게 부럽구나아-
아니, 비꼬는 게 아니구 진짜로. 어지간한 일로는 감정의 동요가 없는 나로선 부러운 일이야.
하긴 뭐 애초에 나는 「바깥」에서 일어나는 일로 동요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. 나를 흔드는 건 내부에서의 화학작용. 타인이라는 건 나에겐 철저하게 바깥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에... 사실은 아무래도 좋은 일이려나. 아무래도 좋은 사람,과 아무래도 좋은 일들.
세상의 대부분이 아무래도 좋은 일,이라는 건 글쎄, 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쿨해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감흥이 없는 세계일 뿐이야. 지루하고 시시하지.
아무래도 좋은 사람이 무슨 짓을 한들 화가 나겠니. 대부분 내 반응은 기가 막혀서 웃는다, 수준이니까.
웃는다->친구 삭제. 바로 이 코스로 돌입해버리니까 화내고 자시고 없는 편..이랄까...
나는 물건도 사람도 정리해서 버리는 것만큼은 누구보다 신속정확하기 때문에.
생각해보면 나는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화내지 않는구나. 관대해서가 아니라.. 화낼 가치가 없기 때문인 거 같아. 이 점이 또 나라는 인간의 지독한 점이지만. 불합리와 부조리에 분노하긴 해. 하지만 내가 분노하는 건 부조리 그 자체이지 부조리한 인간에 대해서...라고 하냐면 그건 다른 거 같은 느낌이 들어.
어떤 일을 당해도, 만약 내가 일방적으로 배신당한 일이라고 해도, 내가 가장 마음깊이 화내는 건.. 나를 배신한 「타인」이 아니라 그런 사람을 믿을만하다고 판단한 「자신」인 거 같다.
그렇지만 사람들에게는 알기 쉬운 형태로 화내드리는 게 필요하다는 건 알기 때문에, 최대한 성심성의껏 화내드리고 있지만요. 아- 그것 나에겐 굉장히 피곤한 일이라구. 별로 화나지도 않는데 최선을 다해서 화내고 있는 척 어필하는 거 말야.
그런 거 있잖아, 애견 훈련할 때 칭찬과 꾸중을 확실하게, 라는 말처럼 인간도 마찬가지야. 하면 안될 짓을 할 때는 확실하게 눈에 보이는 형태로 꾸중해야 되는 거니깐. 그래야 본인도 나에게 왜 친삭(..)을 당하는지 조금이나마 납득이 갈 것이고, 그럴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만약에 나로 인해 반성의 기회가 된다면 그 다음에 만나게 되는 다른 분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을 것이고, 마지막으로 기타 다른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보일 겸 필요한 일이지. 나에게 이런 짓을 하면 화낸다- 라는 본보기.
아, 정말 하나도 안 감정적이구나...ㄱ-;;;; 감정이 실리지 않는데 프로세스대로 효율적으로 화내는 것도 힘든 일이라구. 그러나 어쩌다가 이런 「효율적인 화내는 법」이 프로세스로 정리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과거를 생각하면... 그냥 웃지요 네.
흐응... 그래서 더 부러운 걸지도. 자연스럽게 감정에 맡겨 격하게 화낼 수 있다는 거 말야.
평상시에 워낙 잘 웃고 잘 떠들고 그런 인간이라 상상이 안 가는 건 알겠는데... 나의 화내는 형태는 보통 사람이 '화'라고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고.
지금으로선 '인간처럼 보이게' 화내는 연기를 하고 있다, 의 느낌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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